별빛으로 빛나는 푸른빛 사랑


우리는 나와 가장 가까우면서 동시에 가장 멀리 있는 사람을 ‘완전한 타인’ 이라 부르고는 해요. 당장 내 주변의 친구와 가족에게는 절대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지구 반대편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것처럼요. 

나도 당신을 처음 보고, 당신도 나를 처음 보죠. 그렇기에 그 순간 마주하는 우리는 과거의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, 그 순간에 존재하는 자신일 수 있어요. 

누구나 모두 각자의 상처와 후회를 지녀요. 이것은 이상한 일도,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고요. 중요한 것은 그런 상처와 후회를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가냐- 라는 것이죠. 

다만 그것이 쉽지 않는 이유는 사람은 각자가 가진 것의 총량이 있다는 거에요.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가 넘어설 때 누군가는 더 날카로워지고, 누군가는 깊은 고독 속으로, 누군가는 그저 포기해버리고 마니까요. 

그때의 우리는 너무 지쳐 있었잖아요? 그래서 그저 타인이였던 당신에서 무심코 말해버렸나봐요. 당신도 마찬가지였지만요. 

지친다, 힘들다. 짧은 말이죠. 그렇지만 우리는 알고 있었잖아요? 그 짧은 말이 얼마나 많은 시간이, 상처가, 후회가 쌓여 만들어낸 말이라는 것을. 쌓여 온 시간도, 깊이도 잘 모르지만 겨우 이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 위해 얼마나 혼자 삼켜 왔을지는 알 수 있었으니까요. 

우리는 서로에게 그러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것. 그것이 당신이 이토록 소중한 이유겠지요. 

소설 속 위대하고 대단한 사랑 이야기- 까지는 아닐 지 몰라도 우리는 우리 나름의 소소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써내려가고 있다는 것을. 

당신과 나라는 신뢰로 이루어져 사랑했고, 사랑하고, 또 사랑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관계를. 

사랑하는 우리는 잔잔한 호수와 같아서, 조용하게 또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음을 알도록.

평범한 어느 일상 같은 사랑을 바라요. 누군가 본다면 따분하다고 할지도 모르는 그런 잔잔한 사랑을.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 않아도 서로의 존재로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지친 하루를 뉘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우리의 사랑은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있으니.